배우 김혜자와 정우성이 백상예술대상에서 나란히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이야기한 두 사람의 수상 소감도 깊은 감동을 남겼다.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55회 백상예술대상이 진행됐다. MC는 신동엽, 수지, 박보검이 2년 연속 자리를 빛냈다.

TV부문 대상은 JTBC ‘눈이 부시게’ 김혜자에게 돌아갔다. 1979년 MBC ‘행복을 팝니다’, 1989년 MBC ‘모래성’ ‘겨울안개’, 2009년 KBS 2TV ‘엄마가 뿔났다’에 이어 네 번째 대상의 기록을 세웠다.


이날 김혜자는 “드라마가 작품상을 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대상을 탈 줄 몰랐다”며 “우리는 위로가 필요할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위로를 받았다고 격려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혜자는 “내가 외우지 못해 대본을 찢어왔다”며 ‘눈이 부시게’ 최고의 명대사로 불리는 마지막 회 내레이션을 읽어내려갔다. 염정아 한지민 등 많은 후배들이 김혜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내 삶은 때로는 불행했고 때로는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것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사랑하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영화 부문 대상은 ‘증인’ 정우성이었다. 1996년 SBS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에서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뒤 23년 만에 백상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영화부문에서 배우가 대상을 받은 건 2015년 51회 백상에서 ‘명량’ 최민식 이후 4년 만이다.

정우성은 “온당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김혜자 선배님 뒤에 제가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하게 됐다”며 “(대상을) 너무 빨리 받게 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선입견은 편견을 만들고 편견은 차별을 만든다. 인간의 바른 자세를 고민하며 영화를 만드는 감독님과 배우들, 그리고 지난 여름 너무 더운 햇살 아래 고생했던 스태프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정우성 수상 이후 내내 눈물을 흘리는 김향기를 향해 “향기야, 너는 그 누구보다 완벽한 내 파트너였어”라고 애정을 드러내 훈훈함을 안겼다.

끝으로 “영화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그림자에 밝은 햇살이 비춰서, 앞으로 영화가 시대를 비출때 조금 더 따뜻하고 일상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