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XENTER]는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이슈에 대해 다루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속도보다는 숙고를 우선시하고 이슈의 겉면이 아닌 속면을 들여다보는 시리즈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항미원조() = 중국이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전쟁”

중국이 한국전쟁을 위와 같이 부르기로 한 것은 정치, 외교적으로도 (안 좋은 쪽으로) 의미가 크지만, 이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상 초유의 드라마 제작 중단 사태를 맞이한 SBS ‘조선구마사’. 중국이 저 단어만 쓰지 않았어도 ‘조선구마사’가 받은 비판이 그래도 좀 덜했을 것이다. 물론 동북공정, 한복공정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어서 좋은 소리는 못 들었겠지만.

항미원조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분명하다. 이 단어를 입에 올린 중국(중국계) 출신 연예인은 한국과는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불행하게도 이 단어를 입에 올린 K-POP 아이돌 출신 중국인들은 이미 다수 존재한다. 작년에 레이, 빅토리아, 주결경, 성소, 미기, 선의 등의 아이돌들이 항미원조 지지를 표명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이 이슈가 폭발력이 적었던 것은 이 아이돌들이 이슈의 제목을 ‘맛있게’ 만들어줄 만한 아이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활동 안 한 지 수년이 지난 아이돌들이라 ‘과거의 인물’로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이제 남은 단계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아이돌들이 집단으로 항미원조를 지지하는 시나리오, 딱 한 단계뿐이다.

사실 얼마 전 이슈가 된 중국 아이돌들의 중국 공산당 100주년 축하 릴레이는 항미원조 지지에 비하면 극히 작은 일이다.

호불호야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자국 정부의 N주년을 축하해선 안 되는가?”라고 생각해 보면 애매한 부분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 아이돌들이 앞서 언급한 최악의 시나리오,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항미원조를 지지하는 그림’이다.

앞선 남중국해 이슈, 신장 위구르 이슈, 대만 이슈, 홍콩 이슈 등등을 통해 우리는 중국 아이돌들이 어떤 식으로 프로파간다 전사화되는지 잘 봐왔다. 항미원조 지지 아이돌들을 통해 한국 역시도 예외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매우 잘 알게 됐고 말이다.

이런 상황인데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아이돌들은 괜찮을 것이라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작년에 항미원조 지지했던 아이돌들도 예전엔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아이돌들이었다. 심지어 어지간한 현직 중국 K-POP 아이돌들보다 그들의 국내 인지도가 훨씬 더 높다.

한국의 주요 방송에 다수 출연해 활약했고, 그래서 한국 대중들, 한국 아이돌 팬들이 애정을 깊게 가졌던 그들도 항미원조 지지라는 선택을 했는데, 지금의 중국 아이돌들을 뭘 보고 믿을까.

이 이야기는 “한국 기획사들이 어떤 방법으로 중국 아이돌들에 대한 믿음을 한국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같은데, 방법이라는 게 존재는 할지 의문이다.

앞서 작년에 항미원조 지지한 중국 아이돌들이 제목을 맛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라서’ 사안의 크기에 비해 이슈의 폭발력이 적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현재 한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아이돌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가 계속 불발탄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이 이슈는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이며, 누구 선에서든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슈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바로 한국 남자 아이돌들의 병역 문제. 남돌들을 포함해 한국 남성들이 징병이 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항미원조의 정의 안에 포함된) 북한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이슈는 내 아이돌을 군대에 보낸 경험이 있는 아이돌팬, 지금 내 아이돌들이 군대에 가 있는 아이돌팬들 입장에서 절대 탐탁하게 볼 수 없는 이슈다. 군 입대 예정인 아이돌들의 팬들도 이는 마찬가지. 아이돌 팬덤 내에서 이 문제로 인한 파열음은 더 커지면 커지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논리 안에서, 이 문제가 반드시 대형 폭탄이 될 것이라 장담할 수 있는 존재가 등장한다. 바로 ‘현대 K-POP 세계화의 첨병’ 방탄소년단(BTS)이다.

중국 아이돌들의 항미원조 지지가 늦게 폭탄화된다고 해도, 방탄소년단의 입대 시기 즈음에는 피할 수 없는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이미 중국이 BTS에게 항미원조 문제로 시비를 건 전적도 있기 때문에, 어영부영 넘어갈 확률은 극히 적다.

그때 쯤 되면, “BTS는 군대 가는데.. 중국 아이돌은 항미원조 지지?”, “BTS가 지키는 나라에서 공산돌들이 보호 받는다?” 등등의 제목들이 연예면은 물론 사회면과 정치면까지 덮을 것이다. 이를 주요 외신에서 비중 있게 다룰 것임은 물론이다.

이때 발생할 사회적 압력을 중국돌 보유 기획사들이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궁금증이 커진다.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연합뉴스-SBS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