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1992년 다미선교회의 ‘휴거 소동’과 ‘확증 편향’을 설명하며 한강 사건이라고 불리는 故 손정민 씨의 사건을 간접 언급했다.

허지웅은 31일 자신의 SNS에 “90년대 초반에 휴거 소동이 있었다. 동네 길가에 벽마다 빨간 스프레이로 날짜와 십자가가 그려졌다. 친구 가운데 하나는 그걸 심각하게 믿는 눈치였고, 친구는 휴거 전날 학교에 오지 않았다. 저는 정말 휴거가 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상상해 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휴거는 오지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친구가 돌아와 있었고, 아이들이 친구를 둘러싸고 놀려댔다. 시간이 지나 친구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휴거가 왜 오지 않은 거니’. 친구는 ‘휴거는 일어났어. 그런데 지상이 아니라 하늘에서 먼저 이루어진 거래’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허지웅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수집한 사실이 서로 모순될 때를 인지부조화의 상태라고 말한다. 사람은 이런 인지부조화 상태를 견디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기 견해를 강화하는 사실만을 편향해서 수집한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흔히 착각한다. 부정할 수 없는 증거와 사실을 보여주면 납득할 거라고. 하지만 이미 자기 견해를 고수하기 위해 나름의 희생을 치루어온 사람들에게는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보다 가설을 추가해 자기 의견을 강화하는 쪽이 훨씬 덜 고통스럽다. 그래서 같은 견해를 가진 이들을 모아 가설을 영원히 더해가며 결말이 없는 싸움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지웅은 “이런 일은 늘 반복해서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걸 해결할 지혜 같은 건 제게 없다”며 “다만 오래전의 그 친구를 떠올린다. 아이들이 친구를 놀려대며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절박한 친구를 돈벌이로 생각해 새로운 가설을 계속해서 제공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가 그 안으로 도피했을까. 친구의 눈은 참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허지웅 글 전문.

90년대 초반에 휴거 소동이 있었습니다.
동네 길가에 벽마다 빨간 스프레이로 날짜와 십자가가 그려졌습니다.
친구 가운데 하나는 그걸 심각하게 믿는 눈치였습니다.
친구는 휴거 전날 학교에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휴거가 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상상해보았습니다.
휴거는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친구가 돌아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를 둘러싸고 놀려댔습니다.
시간이 지나 친구에게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휴거가 왜 오지 않은 거니.
친구가 말했습니다. 휴거는 일어났어. 그런데 지상이 아니라 하늘에서 먼저 이루어진거래.
내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수집한 사실이 서로 모순될 때를 인지부조화의 상태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이런 인지부조화 상태를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기 견해를 강화하는 사실만을 편향해서 수집합니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착각합니다. 부정할 수 없는 증거와 사실을 보여주면 납득할 거라고요.
하지만 이미 자기 견해를 고수하기 위해 나름의 희생을 치루어온 사람들에게는
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보다 가설을 추가해 자기 의견을 강화하는 쪽이 훨씬 덜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같은 견해를 가진 이들을 모아 가설을 영원히 더해가며 결말이 없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런 일은 늘 반복해서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걸 해결할 지혜 같은 건 제게 없습니다.
다만 오래 전의 그 친구를 떠올립니다. 아이들이 친구를 놀려대며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절박한 친구를 돈벌이로 생각해 새로운 가설을 계속해서 제공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가 그 안으로 도피했을까. 친구의 눈은 참 슬펐습니다. #허지웅쇼 #sbs라디오

글 /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허지웅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