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작가 하승우, 솔비, 구혜선, 나얼, 조영남, 연예인 화가 비판

프로 작가의 연예인 화가 비평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술 작가 이진석은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돠 ArtistDoa’에 하정우, 솔비, 조영남, 나얼, 구혜선, 이혜영 등 연예인 화가들의 작품을 비평하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재했다.

현재까지 40만회 조회된 영상의 내용은 최근까지도 온라인 상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영상에서 이진석 작가는 거론한 대부분의 연예인 화가의 작품에 대해 프로로서는 수준 미달이라는 취지의 쓴소리를 했으나, 일부에 대해서는 호평도 했다.

반면 뜻밖에 작품을 구매할 가치가 있는 작가로는 ‘투자 목적’을 고려해 자신이 비판하던 이를 꼽았다.

또한, 연예인이 미술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예로 방탄소년단(BTS)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방송 내용에 대해 “크리틱(비평)으로 이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함이지 비난의 의도가 아니”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진석 작가의 방송 내용 정리

1.하정우

베르나르 뷔페, 피카소, 바스키아, 디뷔페의 느낌이 난다.

미술을 배우는 스승이 있고 내가 아는 분. 아직은 배우는 느낌이고 자시 스타일 정립이 안돼 있다. 예전 초기 작업보다 근래 작업이 별로다.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이는데 배울수록 매력이 떨어지는 느낌.

배우는 과정이다 보니 앞서 언급한 여러 작가에게서 레퍼런스를 가져오고, 차용을 많이 한다.

미술에서 중요한 컴포지션(평면 작품에서 구성이나 구도 등)이 너무 단조롭다. 사물을 어떤 구도에서 표현하느냐는 부분이다. 아직 대상에만 집착하고 전체적인 캔버스 내 화각을 못 보는 것 같다.

최근 작품이 안수진 작가의 작품과 비슷하다. 이와 관련해 어떤 크리에이터가 문제를 제기하는 등 말이 있었더라.

컬러를 못 쓰는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컬러를 배제하고 드로잉 느낌으로 그린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그리는 낙서 같은 느낌.

얼굴을 이렇게 그리는 이유는 배우여서 여러 역을 맡다 보니, 내면 보다 겉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한 공허함을 표현하는지도 모르겠다.

 

2.권지안(솔비)

레퍼런스는 잭슨 폴락 등 모더니즘 추상 표현주의에서 왔다.

요즘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고, 퍼포먼스도 한다. 아카이빙(작품 정리)가 돼 있지 않아 작품 확인이 어렵다.

연예인 시절에 악플 등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미술을 했다고 하며, 작품의 기본 개념이 ‘치유’다.

아크릴 물감으로 핑거 페인팅을 하고 몸이나 발도 사용한다. 음악·미술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한다.

어떻게 보면 똑똑한 선택을 한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대신 그리는 행위나 흔적들을 퍼포먼스로 남기는 것이다.

낸시랭이 바라던 포지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낸시랭은 미술가로부터 연예인이, 이 분은 연예인으로부터 미술가가 되려는 과정이다.

솔직히 얘기하면 솔비라는 연예인은 A급 연예인이 아니었지 않느냐. 지금 보면 방송계에서 미술을 하는 연예인으로 포지션을 잡고, EBS 미술 관련 방송을 다 하고 있더라.

(‘2019 라 뉘 블랑쉬 파리’ 참여 소식을 확인한 뒤 놀라며)생각보다 잘 나가는 작가다.

소속사 대표님이 본인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 음악 등으로 마케팅 포지션을 잡아준 것 같기도 하다. 나올 때마다 미술하는 연예인, 4차원 (이미지)를 짜온 거다.

퍼포먼스 기획을 보면 자신의 아이디어보다는 마케팅 등 물심양면으로 밀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가능하다고 본다. 어떻게 혼자 저런 걸 하겠느냐.

(작가 활동 초반에는)치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최근에는) 여성에 대한 부분 등 사회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처음에는 감정 표출이 전부였으나, 그것을 포장하는 것에 따라 느낌은 달라진다.

권지안 작가가 그림 그린 지 10년 됐다는 것(인터뷰)을 보고 빵 터졌다. 보통 미술 프로 작가에게 미술한 지 얼마 됐냐 하면 개인전 데뷔부터 얘기한다. 나도 (데뷔) 11~12년인데, 그 기준이면 23년이다.

3.조영남

화투를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다. 레퍼런스는 팝 아트의 영향을 받은 것 같고, 한국적인 팝을 찾다가 걸린 것이 화투다.

화투를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 “화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중성”이라 표현하는 등 논란성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구력은 무시 못 한다. 세시봉 일원 중 이두식 선생님도 있었지 않나.

작품 속 위트가 재미있고, 화투가 쌓인 느낌은 나쁘지 않다. 소재를 잘 골랐고 작품도 적당히 한국적이다.

일부 작품에서는 미래파, 입체파 느낌도 난다. 공부한 느낌은 좀 있다.

4.나얼(유나얼)

미술 전공자로, 드로잉 좋고 필력이 있다. 개인전에서 음악을 결합시킨 설치 작업도 재미있다. (다른 연예인 작가와 비교해) 레벨 차이가 좀 느껴진다.

미국 문화에 대한 영향을 받아 흑인들을 많이 그린다. 흑인에 대한 동경과 기독교적인 색채감이 있다. 그런 것(기독교와 흑인 소울)을 안다는 건 작가로 잘 한다는 것이다.

컴포지션을 굉장히 잘한다. 미대를 나온 유무의 차이다. 하정우 작가와 비교하면 컴포지션 센스 차이가 많이 난다. 계산을 하지 않지만 (전공자로서) 감각적으로 들어가 있다.

그림도 잘 그리고 능력자다. 다른 연예인 작가에 비해서 컴포지션 센스가 확실히 다르다. 앞서 봤던 하정우, 권지안 작가에 비해 미술 배운 사람은 차이가 있다.

요즘은 꼴라쥬 작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바스키아 느낌도 난다. 그림이나 꼴라쥬로 멋을 부리는 방법을 안다.

만약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미술 작가로) 훨씬 더 잘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현재 미술판을 보면 아프리카 미술이나 흑인 미술을 밀어주는 느낌이 있기 때문.

굳이 한국인이 흑인에게 꽂히는지(모르겠다). 아이덴티티 면에서는 약한 느낌도 든다. 내가 태어나지 않은 국가, 다른 인종 얘기를 하니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흑인 소울 노래를 하다 보니 그런 것 같기는 하지만, 굳이 흑인을 그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은 든다.

 

5.구혜선 

작품 아카이빙이 돼 있지 않아 온전한 작품을 구하기 힘들다.

필력이나 느낌이 나쁜 편은 아니다. 일반인보다 아티스트에 가까운 편이긴 하다. 못 그리지는 않고, 감각이 없지는 않다.

다만 작품에 레퍼런스가 없다. 무언가에서 영감을 받거나 한 부분이 전혀 없다. 자기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는 거다.

작품에 변화가 크고 중심이 없다. 손재주는 있는데 뭘 표현하고 싶은지는 모르는 거다. 코어적인 작품론, 작품관이 없으니 반려견을 잃은 슬픔 등 자신이 처한 상황을 표현하는 것 같다.

손재주 좋은 사람이 연예인으로 스타가 돼서(그림을 그리는 느낌이다). 입시 미술에서 손재주 좋고 말 안 듣는 애들 있지 않나. 그림 그리는 사람 입장에서 물감 퍼지는 느낌, 나뭇가지 등 이질적이고 신비로운 것들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뭔가 꽉 채워서 작업을 해봤으면 좋겠다. 있는 척하지 말고 진짜 있는 걸 그려야 한다. 자기가 잘하는 거 예쁜 것만 한다.

6.이혜영

색감이 좋다. 패션이나 연예계 쪽 분들이 색 감각이 좋더라.

기본 드로잉이 너무… 작품만 봐서는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특정 작품에 대해)진짜 작가 작품 같다. 밀도도 있고 컬러도 좋다. 컴포지션도 좋다. 루소나 샤갈 느낌이 약간 있다.

이 분도 작품의 키워드가 상처와 고통이라고 하는데 연예인 화가들 공통점인 것 같다. 나얼과 조영남 외에는 작품의 코어가 똑같다. 연예인으로서의 고통을 일반인이 어떻게 알겠느냐. 너무 자기 치유적인 느낌이 강하다.

미대생 중에서도 본인의 왕따 경험을 그린다던가 그런 느낌의 작업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작품을 시작하는 학부생 수준의 철학인 거다. 그 과정을 지나야 (발전을 한다.)

오히려 솔비 같은 경우 작품 수준 여부를 떠나 사회적인 문제로 발전을 시도했다. 그런 면에서 나얼과 조영남까지는 작가로 인정을 해도 되는 부분이다.

7.총평

■ 미술계 종사자들이 연예인 화가를 싫어하는 이유

미술계 종사자들이 연예인 화가를 싫어하는 이유가 뭘까.

몇몇을 빼면 (작품) 퀄리티가 현재 작가들보다 떨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매니지먼트에 특화 돼 있어 작품 판매나 홍보 경로가 기존 작가들보다 훨씬 많다.

가령 하정우 작가는 비슷한(따지고 보면 실력이 더 우위인) 작가와 대비해 출발선상 자체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인터뷰를 보면 미술 하는 연예인들도 이런 부분이 ‘민폐’인 것을 알고 있더라.

뮤지컬 배우들도 아이돌이 자기 업계에 들어오는 걸 싫어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이 경우 시장이 커진다는 장점은 있다.

미술판에서도 이 사람들이 작업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관심이 커지고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는데,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어서 그 점이 아쉽다. 결국, 미술가들이 받아야 할 수익이나 파이를 가져가고 있다.

좋은 작가가 들어가야 할 자리를 단순히 유명하고 매니지먼트가 된다는 이유로 밀어 넣는다면 그들이 유명 작가들과 동급이 되어 버리는 거다.

또한 작가분들은 작품을 만드는 게 목적은 아니다. 작품을 만들고 관객들과 소통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예인 작가들은 이러한 소통의 부재가 있는 것 같다. 작품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기 치유적인 얘기만 한다. 이건 소통이 아니다.

■ 방탄소년단이 연예인 미술 작품 관여의 좋은 예

연예인들이 미술 작품 하는 걸 싫어하지는 않는다. 잘해서 현대 미술의 좋은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다.

예를 들어 최근 BTS(방탄소년단)가 ‘커넥트’라는 전시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뉴욕에서 안토니 곰리와 전시 작업을 하고 한국과 영국에서도 작가들과 작업을 하더라. 연예인들이 이런 걸(방향으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술계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그런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연예인 화가 중 1명의 작품을 사야 한다면

조영남, 구혜선, 솔비, 하정우, 나얼 5명 중 1명의 그림을 사야 한다면 하정우 것을 사겠다. 투자 목적까지 고려한 것이다.

유명세 때문이라기보다 발전 가능성이 가장 많이 보인다. 나얼은 완성형이고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

나얼 작품을 하나 정도는 갖고 싶지만, 수집을 한다고 생각하면 모르겠다.

글 / 이슈퀸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나얼 인스타그램, 산타뮤직, 유튜브 ‘돠 ArtistDoa’ 채널 영상 캡처